아이돌에게 성장은 당연한 것이었다. 처음 무대에 익숙지 않았던 아이돌이 점차 익숙해지고, 또 팬들 대하는게 서툴던 것도 점차 능숙하게 성장한다. 아이돌이라면 으레 겪은 절차이고 나 또한 내 아이돌에게 그 이상의 성장은 바라지 않았다. 바라지 않는 이유라 함은 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은 아이돌에게 무언가 기대를 얹어서 나중에 실망하는게 싫은게 가장 컸다. 내 멋대로 기대하고 나 혼자 실망하면서 잘못없는 오빠 탓을 하게되고 결국 마음도 식는다. 나는 오래오래 오빠를 좋아하고 싶다. 그래서 괜한 기대는 하지 않았다. 내 오빠는 이미 내가 좋아하게 된 그 시점에 이미 완벽하니까, 굳히 성장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 종인이도 그랬다. 이미 충분히 멋있고 사랑스러웠으니까 그리고 열심히 하니까 내가 알던 모습에서 퇴보할 일 없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점점 노래실력이 늘어가고 노래에 욕심을 내기에 대견하다 생각했다. 하지만 원체 춤을 좋아하는 것 또한 알아서 제 몫에 충실하기 위한 노력인줄 알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했다. 춤만 잘춰도 되는데 노래도 열심히 하다니, 우리 종인이 대단행♥ 하는게 감상이었다. 그 이상은 생각도 안했다. 근데 어제 처음으로 종인이에게서 그 이상을 보았다.
홀로 노래와 춤으로 3분 남짓한 무대를 가득 채우는 그 모습은 경이에 가까웠다. 내가 큰 기대를 안했기 때문일수도 있다. 그 넓은 돔이 종인이가 뿜어내는 아우라로 가득찼다. 온전히 김종인이 조종하는 3분이었다. 그 손끝과 몸짓으로 또 목소리로 채웠다. 무대가 끝이나고 맥이 풀렸다. 그리고 미안해졌다. 멋대로 단정하고 판단해서 실망하기 싫다는 이유로 기대를 져버렸다. 나는 종인이가 가진 가능성을 제대로 보지 못했음이 분명하다.
종인이가 연초에 그린 그림은 무엇일까. 일부분만 보여줬음에도 가슴떨리고 두근거린다. 그리고 새삼 대단하다. 본인이 원하는 바를 해내기 위한 노력도 그리고 해내고야 마는 끈기도 정말 놀랍다.
나는 이제와서 새삼스레 기대를 얹지 않겠다. 종인이가 어제 나에게, 우리에게 보여준건 막연하고 두루뭉실한게 아닌 미래에 대한 약속이자 다짐이었다. 나는 그저 그걸 믿고 기다리며 함께 결과를 보고 싶다. 완성된 그림이 펼쳐졌을때 누구보다 행복하고 또 충만할 것이다. 거기에 내 기대는 필요 없다. 응원과 믿음이라면 모를까.
내 아이돌이 이렇게나 대단하다. 어제 종인이가 최고의 가수와 최고의 팬이라 했는데 나는 최고의 팬이 되어줄 수 있을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하지만 최선은 다할 수 있다. 최고의 가수, 한없이 완벽해지는 내 아이돌에 걸맞는 팬이 되어야지. 나도 오빠를 따라 작게나마 내 미래를 그려봐야겠다. 언젠가 내 그림도 종인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오길.



Posted in : LOVE at 2015. 10. 12. 02:01
Currently comments want to say something now?